IZM, 그리고 장기하 [별일 없이 산다], 두서 없는 단상 View

먼저, 여기 <- 를 클릭. IZM의 장기하 리뷰.

원래는 좀 길게 늘여서 보다에 쓸까, 하다 시기도 본의 아니게 좀 지났고(망할 놈의 레포트! ;ㅅ;) 해서 여기에라도 대충 올려놓아야 겠다는 생각에. 그러니까 뻘글 맞네유...

어쨌든, 그냥 IZM 리뷰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나열식으로 대강대강 정리해놓아야 되겠음. 지금부터 시작!



0. 오해는 하지 맙시다. 장기하 음반이 좋기는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인디씬의 서태지 이런 건 아니고요... 저희 보다에 민갑성님이 쓰셨듯 7.0, 맞아요. 아마 저라면 조금 더 주지 않았을까 하지만. 여담이지만 제가 보다 소속인 것하곤 상관없이 [별일 없이 산다] 리뷰는 민갑성님 것이 정론 맞다 생각해요. 충실하게 리뷰 되어 있습니다. 참조 <- 클릭하시길.

1. 그러나 IZM의 리뷰는 어떤 의도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별 근거 없는 것들을 이유 삼아 야박하게 구는 것 같아서요. 인상적인 구절이 있습니다. "하지만 느낌은 가벼워서 어떤 스타일의 대중음악이라도 기본처럼 제공해주어야 할 쾌감과 시원함이 부족하다." 이 구절을 보고서 한참을 고민했네요. 어떤 스타일의 대중음악이라도 기본처럼 제공해주어야 할? 그런 것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라나?

1-1. IZM에 별 관심이 없는 고로, 리뷰들을 잘 찾아보지는 않지만 하나 같이 '팝송'들을 지지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다수적(Majority)한 정서를 지향한다, 고 볼 수도 있겠고요(그것이 정말 메이저한가? 와는 별도로). 그런데, 묻고 싶어요. 아니, 정말 요즘 팝송들이 기본에 충실하기는 한건지요. 그것들, 다 클리셰 아닌가요? 장르영화도 잘 만들어야 굿잡이지 대충 플로우 따라가면서 클리셰 낑겨 넣어주는 거 어디 쳐주기라도 한답니까?

1-2. 정말 문제인 것은, 일정한 형태의 플로우만이 쾌감과 시원함을 보장하는, 그러니까 드라마틱하다, 라 미리 규정해놓고 그에 따라 다른 곡들을 제단하는 태도에요. 아니, 사람이 백이면 백 사람 모두 다른 마음인데 헐리우드 영화도 아니고 어떻게 다 똑같이 만들겠어요.

2. 더 중요한 것. 장기하가 기본적으로 '쾌감과 시원함'을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래서 '쾌감과 시원함'을 기준삼아 비평을 하는 IZM의 리뷰는 큰 오류에 빠집니다.. 장기하는 로맨스 가이가 아니잖아요.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두드러지는 신(新)빈곤층의 정서. 팝송 부르는 가수들 마냥 형이상학적 낭만주의에 도취하지 않으니까요. 여기다 '쾌감과 시원함'이 없다, 라 깎아내리는 것은 분명한 넌-센스. 장기하는 장기하에게 어울리는 언어들로 설명되어야 되요.

2-1. 이전에 보다에 기고한 네스티요나와 관련된 리뷰에서 사운드의 '연출'과 '통제'에 대하여 쓴 적이 있는데, 비록 리뷰는 잡리뷰지만 그 개념 만큼은 적잖이 쓸만하다는 생각이에요. 음악을 좋다, 라고 말할 때 "'의도'와 부합하게 '연출'되었는가"의 여부도 중점적으로 보아야 될 몇 가지 측면 중 하나겠지요(물론 화자의 의도를 액면 그대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겠고, 가능한 모든 정보들을 동원해서 임의로 설정해야 겠지만). 장기하 특유의 (배철수와 송창식을 연상시키는) 창법이나 유머 역시 청각적 이미지이고, 우리는 그 청각적 이미지들이 '연출 의도'와 부합되는지를 보아야 된다 이거에요.

2-2. 한편, 리뷰 중 산울림을 인용한 대목이 있지요. 고감도 가사를 들려준 산울림을 떠올리는 듯해서 '산울림의 재현'이라는 일각의 시선이 있는 줄 알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산울림은 조용한 템포였더라도 통쾌하거나 깊은 울림이 있었지만 장기하의 노래는 시종일관 살짝 건드림에 머문다. 저는 앞서의 문장에 동의할 수가 없네요. 이는 한국의 대중음악비평의 고질적인 '가벼운 접근'에 대한 깎아내림을 연상시킵니다. 아시다시피,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더욱 진심이 담겨있다, 라는 전제는 비평의 무의식적 클리셰이죠. 그와 관계없이, 산울림의 노랫말이 '깊다'라 생각하는 것도 별로 이해 안되지만서두.

3. IZM의 비평에서는 간단하게 '자극'이라는 말로 장기하의 대세를 폄하하는데, 역시 이에 동의하지 않아요. 오히려 장기하 현상(?)에서 보아야 하는 것은 "어째서 이렇게도 마니아틱한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지?"가 아닌가요. 장기하는 어떤 방식으로 대중성을 획득하고 있나. 과연 <달이 차오른다, 가자>의 안무 때문인가? 그럴리가요. 학교 친구들 MP3에서도 손쉽게 <별일 없이 산다>를 찾아볼 수 있는 마당에.

3-1. 보편의 언어로서의 '리듬'을 고려해보지요. 장기하의 최대 성과는 60~70년대에 이르는 '옛 한국 록의 리듬감'을 재발굴해내고 있는 것 아닌가요? 그것은 친숙한 동시에 이국적이에요. 우리와 다른 세대의 유산이니, 게다가 이미 큰 단절을 겪은. 그러나, 우리가 이국의 음악에서도 쉽게 '리듬'을 발견하고 즐기는 것처럼. '리듬'의 보편적 힘. 보편화의 능력.

3-2. 하나 더, 옛 스타일들을 재현(representation)하되, '신파'는 거세되어 있지요. 이는 최근 인디씬에서 '한국적인 것' 혹은 '홍대 앞'이라는 로컬이 어떤 식으로 기능하는지와 관련하여 역시 중요한 논점을 던집니다.



정리 안하고 생각나는 데로 대충 써서. 다시 정리할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네요. 스트레칭 져니에 꽃혀서(베시시) :)

덧글

  • ㅆㅔ 2009/04/18 02:30 # 답글

    서정민갑님 리뷰가 정론 맞네요ㅎ 임진모씨는 '장기하는 내 취향 아님ㅇㅇ' 정도의 얘길 괜시리 길게 하셨던 것 같아요.
  • 단편선 2009/04/19 09:53 #

    내 취향 아님, 이라 하면 될 것을 음악의 '본질' 논하면서 까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IZM에서의 평론들이 보여준 모습들도 있고..
  • 다블 2009/04/18 06:18 # 삭제 답글

    서태지 앨범 나올 즈음에 장기하랑 엮어서 쓸 글 준비해놓았는데, 일부 통하는 얘기들이 있네요. 간략한 기사체로 쓰려고 했는데 지금 메모분량만 3페이지 꽉 참. 하지만 덜어내리라.

    용산의 봄, 궁금
  • 단편선 2009/04/19 09:53 #

    용산의 봄 -_- 반응이 반반 이라서 이거 폐기처분 해야되나 ;ㅅ;
  • 바람과나무 2009/04/18 07:17 # 삭제 답글

    꼭 정리해서 수일내로 보다에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드리는 부탁입니다
  • 단편선 2009/04/19 09:54 #

    각종 현대사회의 매체를 적극 활용해서 전방위 압박을 가하시다니 ;ㅅ; 정리 좀 해야겠네유 흑... 낼 셤부터 보고요 ㅎㅅㅎ
  • ㅋㅋ 2009/04/22 11:48 # 삭제 답글

    에픽하이 따위에나 높은 점수를 주는 임진모에게 무슨 기대를 ㅋ
    izm은 임진모가 거느리는 벌레들 수준. 발 평론의 대가들 ㅋㅋㅋ
  • 단편선 2009/04/23 07:10 #

    에픽하이. 아니, 일단 장기하가 에픽하이보다는 '재미' 있잖아요. 뭐 나머지 면에서도 후달릴 건 없겠고.
  • 고속터미널그남자 2009/04/23 15:15 # 삭제

    ㅋㅋ님
    에픽하이 잘 들어나보고 욕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즘 리뷰는 보고 싶지 않아서 얼마나 높은 점수를 줬는지 알고 싶지도 않지만, 에픽하이 따위로 간단히 무시 당할 정도는 아니란 생각입니다. 하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들어보지도 않고, 잘 알아보지도 않고 욕부터 하고 보는 게 인류 중 일부의 유구한 습성이긴 하지만.
  • bj 2009/05/01 02:04 # 삭제 답글

    5월16일 클럽쌤 스트레칭져니 공연이 있습니다`!
    http://club.cyworld.com/1234uck
  • 단편선 2009/05/01 02:14 #

    와! 좋은 정보 감사해요(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ㅅ;) 한번 가볼까 했는데, 이김에 가야겠네요 ㅎㅎㅎㅎ 감사!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