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다보면 예측하시겠지만, 번안곡이다. (요 맘때만 해도 조금 세련됐다 싶으면 거의 죄다, 번안곡일 경우가 많다.) 원곡은 이태리의 Nicola Di Bari의 것 ↓
보시다시피, 디테일에서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럼에도 박인희의 그것에는 또 제 나름의 뉘앙스가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는 것이 능사만이 아니다. 번안도 겨우 커버지만, 그럼에도 일종의 창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근본적으로 '동일한 노래'라도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상에서 울리는 그 자체가 재창조일지도.) 최근 G-Dragon 표절 건도 있고, 나는 기본적으로 표절을 일삼는 실력없는 창작자이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을 모사하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상도덕이 있느냐, 없느냐 아닌가? 대형기획사라는 주제에, 기본도 안 되어 잇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이런 것만 줄여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은 윤리의 문제이다.) 저작권은 너무 까다롭기도 하지만, 반대의 의미에서 너무나 허술하다. (역설적으로, 까다로운 척 하기 때문에 더 허술한 것이다. 8마디 똑같지 않으면 게임 셋, 이게 말이나 되는가?) (어쩌면 저작권은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이런 식으로 '막 가자는' 상황을 야기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창작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역시 윤리와 뗄 수 없는 문제이다.) '생산자' 혹은 '생산'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이것을 '묻지마'에 붙히는 것은 (실체도 애매한) 포스트모던의 진정한 폐해 아닌가? 푸코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G-Dragon이 "ㅇㅇ" 이라고 얘기하기만 하면 된다. 필요하다면 정당한 값을 치루기만 하면 되는 문제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나이브할지도 모른다. 도대체 대형기획사란 곳에서 왜 이 정도의 대응도 못하는지. (아마 미시경제학만 공부했을 것이다.)
덧글
아 그리고 시네 21에 무슨 글 올라온 거 같던데.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57650&mm=100000010#comments
리드머에서 소개받은 글인데 그 글을 올린 친구 생각으로는 "스타일리스트는 창작자라 하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이야기가 좀 다른 쪽으로 샐까봐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