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계통없이, 깊이없이 듣는지라 항상 '결산' 같은 것을 제출할 때면 고민이 많이 된다. 아무래도 뇌에서 뉴런과 뉴런 사이를 구조화 시켜주는 무엇인가가 열라 부족한 느낌... 도무지 이성적으로 듣지를 못 한다. 웹진 보다에서의 결산은 2009년 말일 정도에 올라올 듯한데, 결국 내가 열라 밀었던 것들이 잘 되지는 않았다(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나만 밀었기 때문이다. 또 막상 종합된 결과에 큰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스탠다드 하게 좋은 평가를 얻는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과는 다소 다를 때가 있다. 그런데 스탠다드는 사실 이유가 있어서 스탠다드가 되는 법이고, 그 말은 즉슨 내가 스탠다드의 미학을 잘 이해 못 하고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결산을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해외음반은 결산을 할 이유가 없다. 피치포크와 NME 중간의 어딘가에, 내 결산이 있을 것이다. 물론 예외도 꽤 많았지만, 정보를 거의 두 매체에서만 얻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여하튼 2009년에 나는 새로운 것보다는 놓쳤던 옛것들을 듣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딱 하나만 뽑자면 나는 Phoenix다. 물론 그 외에도 (이 이상으로) 훌륭한 것은 많았지만 나를 가장 기쁘게 해주었던 것은 이것이다. 퀄리티나 아이디어나, 이런 차원이 아니다. 대략 매체들의 분위기를 보니 Phoenix가 20위권 안쪽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내게는 최상위다. 음반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의 배반없이 곁을 지켜준 것에 대한 예우이다. 당장에 이 트랙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레터맨 라이브가 참 좋은데, 왠지 부러운 것은 저 음반을 LP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걸프렌드를 듣는 것이다. 여친없음을 한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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