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보다] 2000~2009 베스트 음반 + 개인리스트 View

원문 : http://bo-da.net/entry/20002009-베스트-음반?category=15


개인리스트 : http://bo-da.net/entry/20002009-베스트-음반-개인-리스트?category=15&page=1

프로듀서이자 베이스 연주자인 송홍섭 씨는 음반을 내는 걸 항상 '기록'이라 표현합니다. 레코드란 말 자체도 기록이란 뜻을 갖고 있죠. 밀레니엄 시대니 Y2K니 하며 떠들썩하게 시작한 2000년대도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그 10년이라는 시간동안의 기록을 <보다>도 한 번 되짚어봤습니다. 저희는 가장 보통의 웹진이니까요. 어렸을 때는 21세기가 되면 우주여행도 마실 가듯이 다니고, 식사도 알약 하나만 먹으면 될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변한 건 별로 없죠. 음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무관하게 1980년대건, 90년대건, 2000년대건 좋은 음악들은 변함없이 계속해서 나오고 저희들의 마음을 자극해왔습니다. 그 좋은 음악들 사이에서 <보다>가 고른 10년간의 기록들입니다.

+ 언제나 이런 리스트가 나오면 여러 불만의 소리들이 나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저부터도 제가 좋아하는 음반들이 <보다> 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아 성에 차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이 리스트가 질책이나 폄하의 말이 오가는 리스트가 아니라 "난 이게 더 좋았다." 하며 저희가 챙기지 못한 다른 음반들을 추가할 수 있는 '플러스 리스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 코코어와 윤상의 음반이 들어가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참여: 권민기, 김윤하, 김작가, 김창현, 김학선, 단편선, 문정호, 서성덕, 서정민갑, Da20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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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필순 [Soony6] (2002/하나음악)

음악이라는 존재가 주는 가장 순수한 희열은, 사실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가장 까다로운 지점에 놓여있다. 장필순의 [Soony6]은 그런 까다로운 부분에서도 가장 난코스에 위치한 앨범이다. 잘 단련된 연주자들과 프로듀서에 의해 완성되었던 탄탄한 포크 록 앨범이었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비교해보자면 더더욱 그렇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무정형의 형태 안에, 잔뜩 팽창한 감성의 주머니가 위태롭게 담겨 있다. 덕분에 음악적 모험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장필순의 전작들에 비해 조금 목 넘김이 꺼끌꺼끌한 앨범일 수 있지만, 그 아픔의 과정을 충분히 견뎌낼 만한 가치가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장필순과 조동익이 만들어 낸 이 메마르고 거친 세계는 들을 때마다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들을 때마다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필순과 조동익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인연에 안도한다. 당신과 이 앨범도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을 만날 수 있기를. (김윤하)

한번은 그런 적도 있었다. 라디오를 제 멋대로 떠들도록 틀어놓은 채 다른 일을 하다, 우연히 DJ가 튼 장필순에 꼼짝없이 걸려들어 노래 끝날 적까지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던 적. 나지막이 귓가로 밀려오던 음들을 그저 가만히 받아내는 수밖에 없던 그 몇 분간. 아마 봄, 나른한 오후였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그런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당하지 못할 외부가, 마치 우주와도 같은 무엇이 예고도 없이 밀려들 적. 내게는 그때, 그 순간이 그러했다. 잊을 수가 없다. 그 전에도, 그 후로도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Soony6]은 [Soony6]이고 장필순은 장필순이었다. (단편선)

우리는 음악에서, 노래에서, 무엇을 얻을까? 즐거움. 흥분. 감동. 휴식. 위안. 무엇을 말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어떻게 그런 감정을 전달할까. 음악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에 변화를 일으키는가에 관한 이론들을 넘어서, 장필순은 우리가 '언어'라고 부르는 것의 내밀한 중추를 건드린다. 나는 장필순이 한국어가 아닌 어떤 언어를 사용했더라도 내가 동일한 감정을 얻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한국어를 모르는 어떤 사람도 나와 같은 감흥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그녀의 '언어'는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스며든다. [Soony6]는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한국어' 앨범이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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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 브레인(No Brain) [청년폭도맹진가] (2000/문화사기단)

다 좆까고, 이 앨범 한 장이면 척박했던 황무지에 어떻게 나무가 자라났는지가 설명된다. 그리고 역시 좆까고, 인디는 실력이 없다던 꼰대들의 말이 얼마나 개소리였는지가 드러난다. 펑크의 외연으로 록의 심연을 모두 커버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운동권 나부랭이들의 병맛 이데올로기와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다수 민중가요로부터 자유로웠던 세대 혹은 계층이 어떤 불만을, 어떻게 구체화시키고, 어떻게 내지를 수 있는지를 장르고 뭐고를 떠나 압도적인 완성도로 보여준 앨범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데, 한국 대중음악계는 [청년폭도맹진가] 이후 10년간 이토록 치기와 에너지와 본능과 직관을 겸비한 앨범을 내놓지 못했다. [청년폭도 맹진가]의 등장은 영화 '백 투 더 퓨쳐'의 하이라이트, 무도회 씬에서 일렉 기타를 매고 나온 마이클 J. 폭스(Michael J. Fox)가 척 베리(Chuck Berry) 풍 로큰롤을 연주했을 때 청중이 일시에 느꼈던 충격과 열광에 다름 아니었다. 먹물이던 잡놈이던, 예외는 아니었다. (김작가)

이 앨범은 내가 아는 가장 뛰어난 데뷔 앨범 가운데 한 장이고, 가장 뜨거운 에너지를 담고 있는 앨범 가운데 한 장이다. 이 앨범은 거칠 게 없고, 무서울 게 없는 말 그대로 '청춘'의 앨범이었다. 그리고 그 청춘들은 '청년폭도'들이기도 했고, '잡놈패거리'들이기도 했다. 그들이 음반에서, 라이브 무대에서 만들어내던 에너지는 그 당시를 경험한 사람만이 얘기할 수 있다. 모든 관객들에게 싱얼롱을 유도할 수 있는 힘, 그건 그 당시 노 브레인만이 해낼 수 있는 권능이었다. 모든 관객들이 함께 "Oi!!"라 외치던 그때의 가슴 벅차던 함성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김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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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소라 [눈썹달] (2004/Siren)

이 앨범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결국 개인적인 경험이다. 진열대에서 이소라의 새 앨범을 집어들 때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명반에 대한 기대도, 새로운 음악에 대한 호기심도 아니다. 그녀는 굳이 실험성이나 새로움이라는 말로 자신을 치장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가 하는 음악은-내게 있어서는-언제나 가요였다. '고급'가요 이런 것이 아니라, 그냥 가요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을 듣는 순간 나는 그녀의 '가요'에 마음을 빼앗긴다. 사람들이 옛 유행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 유행가에 그들이 살아온 추억이 묻어있기 때문이라면, 이소라의 노래는 그것이 옛 것이건 새 것이건 오래된 가요의 정수를 담아내고 있다. 외로움/쓸쓸함/이별/짝사랑- 참 통속적인 주제지만, 이소라의 이 앨범만큼이나 그러한 주제가 듣는 이와 공명을 일으키는 앨범이 얼마나 될 것인지, 나는 생각해보는 것이다. (권민기)

몸 위에 엷게 드리워있던 마지막 볕까지 모조리 들어내고 대중들과의 어두운 정면 승부를 결정했던 이소라의 선택은, 옳았다. 보랏빛의 깊은 바다 속에서 끌어올린 이 한 장의 앨범은 이소라를 단순히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앨범을 장악하는 '뮤지션'으로 단숨에 업그레이드시켰다. 5집 [SoRa's Diary]부터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작곡가들과의 호흡은 마치 들숨과 날숨처럼 자연스레 어울리며, 그 중심엔 늘 이소라의 목소리와 노랫말이 있다. 21세기가 되어 우린 비로소,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노래하는 세이렌을 갖게 되었다.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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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180g Beats] (2000/Master Plan)

이것을 계기로 래퍼 위주의 판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래퍼들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가 만진 비트를 원했다. 힙합을 입에 담았던 자, 다들 자기가 될 것이라고 떠벌렸지만 우리는 첫 깃발이 누구에 의해 꽂혔는지 잘 알고 있다. 그 사람의 명함은 래퍼가 아닌 디제이였다. 예상치 못한 대한민국 힙합의 클래식이었고 그날 이후 모든 것은 재정립됐다. (문정호)

이제 막 태동하던 국내 언더 힙합 씬의 흐름과 전혀 무관할 뿐 아니라 2000년대 초반 본토 (언더) 힙합 씬(베이에리어나 뉴욕 씬, 혹은 Def Jux / Quannum / 75Ark 등 무엇을 떠올리든)의 주요 흐름과도 동떨어졌던 예상치 못한 한 방. [180g Beats]는 시대를 선취했다. (Da20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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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루시드 폴(Lucid Fall) [Lucid Fall] (2000/Radio Music)

90년대엔 미선이,
00년대엔 루시드 폴.
어쨌든 조윤석이다.
한국 음악의 10년을 대표하는 감수성과 멜로디. (김창현)

[Lucid Fall]은 조윤석과 고기모의 프로젝트로 완성된 앨범이다. 싱어송라이터와 엔지니어의 만남이었고 노래만큼이나 다시 돌아가기 힘든 지점이다. 이제는 가물가물해서 한참을 잊은 채 살기도 한다. 신보가 발표될 때마다 버릇처럼 들으면 <새>의 도입부 기타는 몇 년 전 그날보다 훨씬 날카롭고 신경질적으로 긁힌다. 당사자는 여건에 의해 불가피하게 나온 결과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결정적으로 남을 수 있다. 이게 그런 앨범이다. (문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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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자양(Dencihinji) [Day Is Too Far Long] (2001/Moonrise Records)

이 영특한 사고와 유연한 몸짓을 가진 한 장의 앨범이 2000년대 대한민국의 인디 씬에 가져왔던 변화가 얼마나 큰지, 나는 짐작하기 어렵다.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침잠해가던 얼마나 많은 영혼들을 위로했을지, 또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방구석 플레이어들과 작은 프로젝트 작업들의 친구가 되어 주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도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해도 별 문제없다는 것을 어깨에 힘 한 번 주지 않고 느릿느릿 꿈결처럼 노래한다. 또한 우리가 종종 잊고 있는 점 하나는, 이 앨범이 무척 아름답고 간결한 인디 팝들을 잔뜩 담고 있다는 점이다. (김윤하)

그의 출현은 충격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음악은 팝이 되었지만 당시 노이즈와 전자음악으로 풀어낸 소년의 감수성과 천진난만함은 충격이었다. 전자양은 프론티어적인 센스를 갖고 있었고, 천부적인 멜로디 감각이 있었고, 로파이로 풍부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구성력을 갖고 있었다. 과거형이다. 그것이 아쉽다. (김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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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가리온 [Garion] (2004/Ales Music)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의 [180g Beats]가 미국의 것을 따라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세련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준 첫 번째 음반이었다면, [Garion]은 단순히 개인의 음악적 세계를 넘어 한국이라는 씬의 지역색마저 획득한다. 홍서범이 <김삿갓>을 부른 이래 한국 사회에서 힙합이란 언제나 외국의 문화였고, 신기하고 재밌을지언정 낯선 것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한국에서 힙합을 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질문했고 그 질문은 나아가 어떤 음악이 한국적 힙합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 앨범은 그 질문들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다. (권민기)

'한국적'이라는 모호한 인상은 차치하고라도 지금껏 나온 국내 힙합 앨범 가운데 박자의 운용, 스네어의 질감에서 단연 두드러지며 메타(MC Meta)와 (일취월장한) 나찰의 랩 또한 조화롭게 어울린다. 비트 메이커, 엔지니어, 엠씨가 동시에 빛나는 음반. (Da20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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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할로우 잰(Hollow Jan) [Rough Draft In Progress] (2006/Dope Entertainment)

말하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 과잉되는 앨범이라 선정된 앨범들 가운데 가장 만나기 싫었는데 또 만났다. 보다 차갑게 대할 수 있다면 보는 입장에서 더 좋았을 테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확인했다. 가슴이 뛰지 않으면 이것의 존재 가치도 없다. 마음만은 여전히 격정을 달린다. 함께 달아올랐던 가슴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의 가슴은 아직 이것에 뜨겁게 반응하는가? 아니면 차갑게 식었는가? (문정호)

1980년대 한국 록에 들국화가 있었고 1990년대에는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가 있었다면 2000년대에는 할로우 잰이 있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국 록 음악 언어의 진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펄펄 끓는 음악적 치열성과 진지한 가사로 음악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미덕의 가치를 증명한 이들의 음악은 그러므로 복고적이며 동시에 미래적이다. 더 이상 음악이 음악으로만 소비되지 않는 시대,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아직 현존해 있다는 사실만큼 기적 같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수십 번을 다시 들어도 그때마다 늘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참된 예술은 이렇게 시대를 역행하며 시대를 증명한다.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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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김두수 [자유혼] (2002/Riverman Music)

그것은 부활이었다. 무협지식으로 말하자면 이름만 전해오던 은둔고수가 홀연히 강호에 강림하는 순간이었다. IMF 탈출을 염원하며, IT 강국을 꿈꾸며, 맹렬히 지난 세기와 단절하던 2002년의 세상에 떨어진 타임캡슐이었다. 언어로만 회자되던 목소리는 이 앨범과 함께 동시대의 목소리가 됐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오거나 말거나, 불멸로 남아있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음을 성대와 손가락으로 울렸다. 수많은 이름들이 있다. 역사에 남아있는 이름들이 있다. 동시대의 관점으로 보자면, 기표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그러나 김두수는 [자유혼]과 함께 기의를 일신했다.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고도. (김작가)

2002년에 돌아온 1980년대의 가객. 그의 존재는 역으로 우리가 1980년대로부터 얼마나 멀리 와버렸는지를 증명했고 그 노스탤지어가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도 확인시켜주었다. 음악적 진정성에 대한 태도, 지나간 시대에 대한 향수,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까지를 두루 보여주는 텍스트로서 함께 존재하는 그의 음악은 단연 압도적으로 독자적이며 강력하다. 음악에 담긴 자웅을 겨룰 수 없을 만큼 고전적인 예술가적 풍모와 일관된 사이키델릭 포크 사운드의 밀도에 감탄하며 동시에 음악성이라는 환상이 어떻게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음반은 그 마지막 증거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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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버벌 진트(Verbal Jint) [Modern Rhymes EP] (2001/Annie Dog Music)

어떤 음반을 평가하는 데 있어 완성도에 중점을 둘 수도 있고, 시대성에 중점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이 EP보다 뛰어난 음반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성이란 기준으로 따져볼 때 10년 동안 [Modern Rhymes EP]보다 중요한 음반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7곡짜리 EP는 아예 씬 자체를 바꿔놓았다. 장필순도 노 브레인도 하지 못한 일이다. 이 음반 한 장으로 한국 힙합 씬의 흐름이 바뀌었고 역사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학선)

한 흐름의 '분기점'임을 이토록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음반이 또 있을까? 그가 'King of Flow'라고 스스로 말할 때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VJ와 SNP가 한국말 라임의 수준을 높였다고 자찬할 때는 모두가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Da20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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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줄리아 하트(Julia Hart) [가벼운 숨결] (2002/Lollipop Music)

이런저런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청승계의 레전드'라는 타이틀로 줄리아 하트(왠지 '쥬리아 하트'라고 써야할 것만 같다)와 언니네 이발관을 한데 묶어놓은 것을 보고 혼자 낄낄댔던 기억이 있다. 너무 타당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정바비는 청승계의 최고권위자가 확실하다. 2001년 이후에 [가벼운 숨결]을 뛰어넘는 청승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마음만 먹는다면 바로 질질 짤 수 있다. 아무나 레전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편선)

이른바 '인디 1세대'는 음악을 듣는 자가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당연한 과정을 한국 음악에 다시 도입했다. 여기에서 위화감 없는 장르성이라는 가치는, 단지 국경을 느낄 수 없는 매끈한 접합부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틴에이지 팬클럽'과 '파워 팝'에 관한 것이다.) 청자들은 기술적 가치와 음악적 완성도를 구분할 줄 알고, 훌륭하지 않은 노래에 대해서 장르라는 잣대를 도입할 이유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륭한 노래에 대하여 그 잣대의 필요를 느끼지도 않는다. 그렇게 줄리아 하트는 1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가장 사랑스런 밴드로 남았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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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J DOC [The Life... DOC Blues 5%] (2000/DMR)

그들은 생각대로 한다. 그렇게 해서 성공했기에 더 멋지다. 최정상 국민가수라는 자리에서 당시 불모지와 같던 강도 높고 혁신적인 힙합 음악을 선보였다. 소년소녀들은 이 악동들에 열광했고 그것은 대중음악 10년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무브먼트였다. (김창현)

이건 진짜배기 '거리의 음악'이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힙합을 선택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조선'의 힙합 음악인들이 분별없이 미국의 힙합을 좇으며 허세 간지만을 뽐내고 있을 때 이들은 직접 자신들이 거리에서, 생활에서 겪은 얘기들을 가감 없이 들려줬다. 그래서 <Alive>에서 이하늘이 들려주는 얘기는 단순하지만 감동적이다. '스피릿'은 록 음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의식과 재능, 그리고 '스피릿'이 함께 할 때 나올 수 있는 음악이 바로 이 앨범에 담겨있다. (김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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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장혁 [Vol.1] (2004/12Monkeys Records)

이장혁의 두 번째 앨범을 홍보하고 있는 루비살롱의 이규영 대표는 이장혁을 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스무살>이 지상파에서 나오는 걸 보고 싶었다." 그렇다. 정말이지 홀연히 등장한 이장혁의 첫 앨범, 그리고 그 첫 트랙 <스무살>이 헤드폰을 뚫던 순간의 충격을, 선연히 기억한다. '루저'라는 말이 지금과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던 시대의, 나침반 없이 부표하던 사람들의 노래였다. 그런 정서가 꽤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졌던 90년대 중후반이 아니라 인디 음악마저 팬시 상품화되던 2000년대 어느 날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했다. 이 노래가 지향하는 스무살의 가치, 그리고 가시덩굴처럼 앨범 전반으로 뻗어나가는 그 자기 연민과 성찰의 정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줌 흐트러짐 없이 유효하다. (김작가)

<Vol.1>은 우리가 다소 낡았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두고 갈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습게도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가 당면한 시대는 그 이상으로 촌스러워졌다.) 그가 젊은 날에 써놓은 노래들이 갈수록 더욱 깊은 감정으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청춘은 싱그럽거나, 우울한 푸르름이 아니라 아픈 멍자욱으로 남는다. 서른의 이장혁은 알고 있었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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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불싸조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움이 임할 때에 내가 비웃으리라] (2006/Pastel Music)

이들의 사운드가 신선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불싸조(조금 더 정확히는 한상철)에게서는 '천재성'이 묻어난다. 퀄리티나 진정성이나,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좋다. 상관없다.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움이 임할 때에 내가 비웃으리라]은 직관덩어리다. 이것저것 재기보다는 취향과 호불호가 직관의 이름으로 한데 덕지덕지 발라져있는 모양새. 그럼에도 대단한 것은, 실제로 그것이 좋게 들린다는 것이다. 아니, 죽여준다는 것이다. (단편선)

이 음반이 독특한 것은 제이 딜라(J Dilla)에게 바치는 오마주, 국내 영화에서 차용한 샘플 활용 등의 부수적 요인 때문인데, 이러한 장르에서 샘플의 쓰임으로 개성을 확보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잡식성 취향을 큰 가능성으로 언급하고 싶다. 가령 미갈라(Migala)가 샘플을 차용하는 방식이 그들 음악의 전체적 맥락과 (거의 필연적으로) 결속되어 있다면, 불싸조의 샘플링은 그 필연성과는 관계없이 자유롭게, 뜬금없이 튀어나온다. 이 음반이 새롭다면 그것은 아직 자국 내에서 국한된 얘기일 것이다. 그러나 잡식성 취향이 맥락을 갖추는 순간, 이들의 가능성은 폭발할 것이다. (Da20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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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검정치마 [201] (2008/Rubysalon Record)

[201]은 꽤 잘 만들어진 음반이고 <Antifreeze>라는 킬링 트랙도 있다. 그러나 검정치마가 단 한 장의 데뷔앨범으로 10년 결산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세련된 영미권 인디 록을 구사했다는 것과 앞으로 우리 음악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들의 음악이 그렇게 참신하게 돋보인 것은 한국이라는 무대의 지역성이 크다. 그렇지만 검정치마는 충분하게 영미권 인디 록의 정수를 선보였다. 거기에 교포임을 감안할 때 산울림의 그것만큼 심금을 울리는 가사까지 만들어낸 조휴일. 그가 보여줄 10년을 더 기대하고 싶다. (김창현)

[201]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게 올해의 앨범이 되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렸다. 꼭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장 재미있을 것 같았다. 슬슬 한 해를 정리해야 되는 시점에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그렇고 꽉 짜여진 건 아니지만 데뷔 앨범, 멋쟁이 음악의 미덕을 잘 살린 내용물은 마치 스트록스(The Strokes)의 [Is This It]이 연말의 한자리를 차지했을 때를 연상케 하는 면이 있었다. 그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졌으면 했고 그 대상으로 검정치마는 아주 적절했다. 그리고 <보다>에서 바람을 이루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직 세 번의 결산이 전부이지만 그때처럼 하루라도 빨리 결과를 보여주고 싶었던 적도 없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사견일 뿐이다. 다른 지지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지지했는지 모르겠지만 10년 결산에서조차 살아남은 것을 보니 전략적인 무언가를 뛰어넘는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고 그날의 결과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설사 그것이 시기적인 이득을 본 것이면 좀 어떤가? 이 결과가 부끄럽지 않다. (문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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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럭스(Rux)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2004/Skunk Label)

생각해보면 좀 늦은 감이 있는 앨범이었다. 노 브레인(No Brain)이 [청년폭도맹진가]를 발표하고 크라잉 넛(Crying Nut)이 공중파에서 <밤이 깊었네>를 부른지 몇 년이나 지나 럭스는 첫 앨범을 발표했다. 마치 우리는 잠깐의 겉멋이나 유행에 휩쓸려 이 앨범을 낸 것이 아니라고 역설하듯. 럭스는 '늙은' 펑크다. 럭스의 외침이 여전히 쩌렁쩌렁 울리며 내달리는데 몇 가지 특성만을 가지고 이들을 "젊었네, 늙었네." 논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감히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들은 더 이상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하여" 볼 수도 없고 "거칠 것이 없"지도 않고 "세상을 바꾼다고 떠들던 이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라며 빈정거릴 수도 없는 이들을 대표한다. 이제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이들, "나조차도 옳지 않은 걸"이라며 자조적으로 말하는 이들, 세상에 부딪히기 보다는 세상으로부터 숨어들려고 하는 이들을 대표한다. 그리고 그들은 곧- 나, 내 친구들, 우리 아버지, 우리 삼촌, 우리 어머니, 우리 사촌, 우리 선생님, 우리 학원 선생님…. (권민기)

앨범의 성취가 한순간의 해프닝 같은 사고로 송두리째 묻혀버릴 뻔했던 적이 있었다. 분명 칭찬받아 마땅한 일은 아니었으나 최소한 인디 씬과 라이브 클럽과 펑크에 대한 마녀사냥에 맞서 럭스를 방어하지 못한 미안함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럭스는 살아남았다. 사실 그 때 온 힘을 다해 함께 싸우지 않고 럭스의 이 앨범을 두고 펑크의 반항과 저항정신을 올곧게 지킨 앨범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럭스의 음악은 그렇게 의식적으로 만든 작품이 아님에도 평론가들이 기대하는 펑크의 정치적 올바름을 만족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국 펑크 팬들을 다시 활활 불태웠을 만큼 뜨거웠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럭스의 음악이 바로 100% 펑크의 파토스로 가득했으며 씬이 그만큼 단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각기 다른 지점을 보고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힘과 균열을 가진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작품의 특징이다.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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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스왈로우(Swallow) [Sun Insane] (2004/Sha Label)

사람에 따라 의견이 조금씩 엇갈릴 수도 있지만, 이기용은 명실 공히 한국 인디 씬의 대표적인 창작자 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Sun Insane]은 그런 이기용의 최고작이다. 그렇기에 이 자리가 알맞다. 혹은 조금 욕심을 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역사에서, 가장 매혹적인 모노톤을 담아냈다. 수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수작이다. (단편선)

'송라이터 이기용'이 단지 곡 잘 쓰는 누군가를 지칭하는 것 이상의 뜻으로 기억되어야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한국적 록 사운드 또는 송라이팅이라는 것이 가능한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취될 수 있는 가치임을 증명했다. 그것은 어느 한 순간에 봉우리를 이루는 방식이 아니라 지독한 꾸준함으로 고지를 쌓아 올리는 과정이었다. 그 덕분에 '한국 대중음악'이 단순한 지리적 구분을 넘어서는, 좀 더 중요한 음악적 구분이 되었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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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브라운 아이즈(Brown Eyes) [Brown Eyes] (2001/甲 Entertainment)

<벌써 일 년>을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다.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져."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그리고 빠르게 뛰는 발소리 같은 리듬. 그해에는 정말 라디오만 틀면 이 노래가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그리고 들을 때마다 나는 참 좋아했다. 어느샌가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설레게 했던 독특한 템포의 리듬은 클리쉐가 되었고, 그럴수록 이 앨범의 가치는 '한국 알앤비 씬을 바꾸어놓은 앨범' 등의 수식어가 붙으며 높아지는 모양이다. 나로서는 그럴 법하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알앤비 씬은 '한국식 알앤비'라는 이름 아래 언제나 K-POP(말로 쉽게 표현하기 힘든 이유로 나는 지금 '가요'와 K-POP이라는 말을 구분해서 쓰고 있다)에 자신을 맞춰오는 모습을 보였지만 동시에 미국 팝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나는 브라운 아이즈에서부터 '한국식 알앤비'가 미국 팝과의 관계를 끊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식 알앤비'는 자연스럽게 K-POP 씬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미국 팝을 추구하는 이들은 보다 눈에 띄게 그들만의 길로 나가기 시작한 오늘날의 모습은 이 앨범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영향 운운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앨범은 언제나 내게 <벌써 일 년>을 처음 들을 때의 설렘을 환기시켜주는, 그래서 내가 더욱 좋아하는 앨범이다. (권민기)

어느새 '벌써 9년'이 됐다. 이 앨범 이후 많은 이들이 '한국적 알앤비'를 말하고, 비슷비슷한 음악들을 만들어 냈지만 그 어느 누구도 브라운 아이즈가 이룩한 성취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미드 템포의 한국적 알앤비'라고 쉬운 공식처럼 얘기하곤 하지만, 그 이전에 윤건의 '곡'이 있었고, 나얼의 '보컬'이 있었다. 이 단순한 사실이 브라운 아이즈와 그 아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그래서 둘이 함께 하지 못하는 지금이 더 아쉬워진다. (김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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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롤러코스터(Rollercoaster) [日常茶飯事] (2000/Polimedia)

어떤 앨범은 사람들을 선동하고, 어떤 앨범은 사람들을 일깨우며, 때로는 꾸짖는다. 그리고 그렇게들 바쁜 가운데, 가만히 일상을 노래하는 이들이 있다. 롤러코스터의 [일상다반사]는 그런 일상 노래하기의 '끝판왕' 같은 앨범이다. 아스팔트 숲 안에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또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별다른 꾸밈없이 담백하게 담아낸 열한 곡의 팝 음악들은, 언제 들어도 늘 옆집 친구처럼 다정하다. 발매된 지 10여 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이 앨범을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노래하는 건, 아마도 그런 '일상'이 가지고 있는 힘이 아닐까. 아무렇지 않지만 무척이나 아무런, 그런 힘. (김윤하)

깔끔한 멜로디와 세련된 사운드에 내재된 냉정함. 슬퍼도 울지 않고 힘들어도 비관하지 않는, 그러나 근거 없는 낙관도 삼가는 스스로와의 거리두기. 이것이야말로 롤러코스터가 2000년대 도시청춘들의 쉬크한 팝송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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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백현진 [반성의 시간] (2008/55AM Music)

어어부 프로젝트 시절부터 백현진이 음악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는 늘 부조리였다. 때로는 현실로부터, 또 때로는 망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위악의 부조리였다. [반성의 시간]은 어어부 프로젝트라는 극단에서 벗어나 홀로 저잣거리에 선 백현진의 모놀로그였다. 말하자면, 김기영과 홍상수의 차이 같은 정서를 백현진은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통해 구현했던 것이다. 망상보다는 현실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래서 더 선연했다. 존재하되 인지하지 못하던 일상의 영역을, 이만큼 절절하게 난자하는 음악이 한대수 이후 또 있었던가? (김작가)

이 음반이 나온 지도 벌써 2년째에 접어든다. 어느새 나도 20대의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한두 살씩 나이를 더 얹어가며 느끼는 것은 [반성의 시간]이, 백현진의 목소리가 점차로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반성의 연대감이랄까? 어떤 측면에서는 백현진의 그간 작업들 중 가장 훌륭하다. (단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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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선

01. 장필순 [Soony6] (2002)
02. 3호선 버터플라이 [Time Table] (2004)
03. 불싸조 [너희가 재앙을 만날 때에 내가 웃을 것이며 너희에게 두려움이 임할 때에 내가 비웃으리라] (2006)
04. 코코어(Cocore) [Fire, Dance With Me] (2006)
05.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180g Beats] (2000)
06. 아마츄어 증폭기 [극좌표] (2004)
07. 피들 밤비(Fiddle Bobbi) [Bambi Rocks] (2005)
08. 우리는 속옷도 생기고 여자도 늘었다네 [우리는 속옷도 생기고 여자도 늘었다네] (2006)
09. 노 브레인(No Brain) [청년폭도맹진가] (2000)
10. 시실리의 친구들 [19세기 별똥별] (2003)
11. 조월 [네가 이곳에서 보게 될 것들] (2009)
12. 49 몰핀즈(49 Morphines) [Partial Eclipse] (2008)
13. 스왈로우(Swallow) [Sun Insane] (2004)
14. 정태춘·박은옥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2002)
15. 백현진 [반성의 시간] (2008)
16. 윤키 [I Worry, Too] (2006)
17. 줄리아 하트(Julia Hart) [가벼운 숨결] (2001)
18. 챔피언스(Champions) [Tournament] (2003)
19. 그림자 궁전 [그림자 궁전] (2007)
20. 푸른새벽 [Bluedawn] (2003)

+ 웹진 보다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3위까지의 순위를 더 첨부한다.

21. 럭스 [우린 어디로 가는가]
22. 언니네 이발관 [꿈의 팝송]
23. 루시드 폴 [버스, 정류장 OST]
24. 브로콜리 너마저 [앵콜요청금지] (EP)
25.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우리는 깨끗하다]
26. 코코어 [Super Stars]
27. 허클베리 핀 [올랭피오의 별]
28. 눈뜨고코베인 [파는 물건] (EP)
29. 다방밴드 [Product]
30. 잠 [거울놀이]
31. 갤럭시 익스프레스 [Noise On Fire]
32. 플라스틱 피플 [Folk, Ya!]
33. 네눈박이 나무밑 쑤시기 [네눈박이 나무밑 쑤시기]


덧글

  • 베리블루스 2010/02/01 18:25 # 답글

    우리나라 인디씬을 보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씨디를 사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것 뿐일테지만 좀 더 경제적인 마인드로 다가서고 싶어요. ㅎㅎㅎ

    진짜 보고싶습니다. 공중파 한가운데서 당당히 흘러나오는 인디씬들을 특집이나 음악성있다고 일컬어지는 그런 프로그램에서가 아니라 흔연히 들을 수 있는 그런 음악처럼.
  • 단편선 2010/02/02 00:26 #

    음... 저는 여기서는 조금 다른데, 공중파가 아니라 자신들의 매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도 기본적으로 창작자 입장이지만, 공중파가 뭐 그리 의미가 있겠느냐,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훨씬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을지도 모르는데요 :)_
  • 베리블루스 2010/02/02 04:58 # 답글

    그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군요. 제가 인디쪽에 몸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서 정확하게 뭐가 더 좋다고 판단하기는 그렇지만 케이블에 재밌는 게 있어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기가 쉽지는 않은 것처럼 그냥 인디도 이제는 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좀더 세상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어차피 그들이 만들어내는 매체나 세상이 훨씬 더 재밌겠지만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는 것도 꽤나 중요한 일이지 않을 까 싶어서요. 확실히 공중파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루트가 아직은 우리나라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인터넷이라는 신기원이 큰 원동력이 되고 있기도 하지만.. 그냥 저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공중파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 단편선 2010/02/03 09:28 #

    저도 이런 것 말할 때는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인지라... 전반적으로 볼 떄는 시장이 적잖이 왜곡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루트들이 필요하겠고. (그런데 저는 아무래도 메이져리그로 많은 팀들이 올라가는 것으로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하고있는 작업들이 전파를 탈 수 없는 작업들이기도 하고... 공중파에서의 것들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 외의 독립적인 공간들도 많아져야겠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신이 본의 아니게 홍대 앞에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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