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라디오 DJ가 "반가운 봄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는 표현을 썼다. 아직 2월인데 '봄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조금 웃기기도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래,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종일 우산에 전자기타, 우클렐레를 들고다니는 것이 영 불편했다. 우클렐레를 가지고 간 이유는 어제 수요시위(위안부 할머니들의)에서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900차가 넘었다. 햇수로 18년이 넘었고. 공연은 흥겹게 했지만, 집회를 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것이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내내 맴돌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세나 낙관, 흥분과 감정 같은 것들이 모두 사라진 다음에도 끝나지 않는 투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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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제가 요즘 감히 진지하게 마주하지는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대는 지점 입니다. 미치겠어요...
한큐에 쫑낼 방법? -.-;;
정말 변하지 않는 것. 많다지만...여전들 하구먼.ㅋㅋ
새해복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