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 관련된 짧은 기억. Night & Day

트위터에 올린 것을 정리하여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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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나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이야기 하자면, 실은 나는 그의 첫 음반을 무척이나 사랑했다. 내 고등학교 시절이었을 건데 아마 고등학생이 아니었더라도 사랑할만한 했을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종종, <절룩거리네>를 흥얼거린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다음 작업들에 대해 만족스러웠다 말할 수는 없다. 굳이 토로할 필요는 없겠으나 나는 그가 늘 엇비슷한 스타일로, 그러나 데뷔작 만큼의 캐치한 멜로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었고 또한 점차로 록킹해져가는 것 역시 불만이었다.

그 이후 (요새는 여러 사정상 글을 거의 쓰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난 음악웹진의 필진으로 일하게 되었다. 글을 쓰던 와중,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신보에 대해서 쓸 일이 있었는데 역시나 내게는 크게 만족스럽지 않은 음반이었다. 나는 솔직하게 썼다.

그 글을 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마음이 좋지 않았던지 다소 네거티브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했고, 나는 다소 곤혹스러웠다. 얼마 뒤, 두리반에서 <51+>를 진행하던 날, 우연찮게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도 그 자리에 왔었다.

우리는 잠시 눈을 마주쳤고 (아마 내 얼굴을 몰랐을 테니 나만의 느낌이겠지만) 내 눈을 급히 피한다는 인상이었다. 나는 왠지 아주 미안해졌다. 아마 인간적인 감정이었을 것이다. 내가 썼던 글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해도 그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특히 두리반에서의 기획을 진행하면서는, 간간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게 연락을 할까, 그런 생각이 스쳤던 적이 있었으나 이내 포기했다. 어찌되었건, 염치가 없었던 까닭이다.

나는 그가 우리 웹진에 준 피드백에 대해 "홍대앞은 광활하니, 웃으며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겝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긴 적이 있으나 결국은 <51+>에서의 짧은 마주침이 마지막이 되었다.

여기서 나는, 끝까지 염치가 없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한다. 나는 이진원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알지 못하며, 다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음악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돌아가면서 '저작권'이라는 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아마 여러 이유에서, 내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에 대해서(저작권에 대해서) 말해야 되지 않나 싶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게 내가 갖출 수 있는 예란 아마, 이런 형태로밖에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못내 아쉬운 것은, 어찌되었건 그에게 (인간적인 측면에서) 꼭 사과를 하고 싶었는데 결국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을 쓰기 두려워지는 것은 이런 때이다. 텍스트는 생각보다 오래 남아, 많은 경우 업보로 화한다.

덧글

  • 데네브 2010/11/08 01:58 # 답글

    아, 달빛요정-ㅜ

    단편선,
    외부 집회나 홍대나 두리반이면 모를까 학교에서 볼 줄을 몰랐는데-
    뭔가 신기했어요.ㅎㅎ

    뭔가,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인터네셔널 아지를 외워야겠다 싶었답니다.
    그럼 더 빨갱이 돋았으려나?
    공연 고마워요-
  • 단편선 2010/11/10 11:53 #

    아, 혹시 지나가다 보신 건가요? 다음에 뵙게 되면 인사를 해요, 우리. 저도 아직 아지를 못 외워서 :)
  • leopord 2010/11/08 22:12 # 답글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 2010/11/09 23:3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단편선 2010/11/10 11:54 #

    왓! 진짜 오랜만이네요 :) 공연 종종 하니, 언제든 놀러오세요. 어떻게 사시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ㅋ
  • 데네브 2010/11/10 19:01 # 답글

    아 빨갱이 돋는 집회인중 1人이었음ㅋ 다음에 인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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