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의 하재근, <아이돌만 있는 나라, 악몽이다>에 대한 짧은 언급. Night & Day

(오해와 오독과 오버질로 가득 차 있다는 것 쯤은 저도 알고 있으나, 우리에게 오버질이 없으면 무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어쨌든 그에 대한 비난은 사절합니다.)

하재근, TV이야기 <아이돌만 있는 나라, 악몽이다>
http://j.mp/edshoi

(하재근 씨가 어떤 분인지는 아는 것 없으나) 이번 글은 정말 전혀 동의가 안 된다. 매스미디어에서 아이돌이 나오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그럼 대안은 TV에 로컬 밴드들이 나오는 것인가? 그럼 시청률이 안 나오잖아. 기본적으로 매스미디어가 '이윤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간과한, 이상한 대안이다(한계도 명확하다). 로컬 밴드들이 매스미디어를 지향할 이유도 별로 없다. 로컬 밴드들은 그냥 알아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자기 영토를 잘 꾸려나가면 된다. 그중에서 미디어에 적합한 이들은 올라가고, 미디어에 적합해질 생각이 없는 이들은 그냥 남아서 하고 싶은 것 하면 된다. 소비자들에게 (지극히 도덕적인 입장에서) '아이돌을 좋아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도 넌센스다. 왜 아이돌을 좋아하면 안 되나? 무턱대고 사회주의 리얼리즘 같은 거 해봤자 아무도 안 본다. 오히려 미디어로선 '자기들이 잘 만들 수 있는 것'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재미있지도, 흥미롭지도 않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미디어들이 더 문제다. "아이돌에 몰두하다가 그것에 대한 대안마저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녀'에게서 찾는 시대. 나라꼴이 정말 말이 아니다."라 말했는데, 나라꼴이 왜 아이돌 탓인가? 문화-정치에 대한 1차원적인 관념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핵심은 로컬 밴드들이 매스미디어에서 나오는 것보다 재미난 것을 ('로컬' 내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 아닌가? 말마따나 나라꼴이 말이 아니고 구조야 원래부터 바보 같았으니 탓해봤자 각 안 나온다. 결국 필요한 것은 매스미디어의 '외부'를 개척하는 것이고, 그것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되려 정말 슬픈 것은 로컬 씬의 밴드들이 TV/라디오 등의 기존 홍보/유통망을 이용하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 아닌가? 결과적으로 이는 TV의 문제도, 매스미디어의 문제도 아니게 된다. 오히려 그것의 '외부'의 문제이다. TV에 아이돌이 나오는 것을 단죄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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