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동 단편선 <빙빙빙> @컬리솔 Hoegidong Danpyunsun

빙빙빙 - 회기동 단편선 from madinside on Vimeo.



「빙빙빙」, 단편선

볕이 좋던 날
자전거를 타고가다
신호등 앞
파란 불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할아버지와
어린 손주
볕이 좋던 날
자전거를 타고가다가

손주는 뭐가 불만인지
뾰루퉁한 표정
그걸 본 할아비가 무릎을 꿇어
손주 얼굴 앞에서
마치 어린 아이처럼
재롱을 떨지
마치 어린 아이처럼

그 장면이 왠지
슬로우 모션으로 내 머릿 속에 계속
빙빙빙

별 생각없이 앉은 시내버스 좌석
내 앞에는 머리가 하얗게 샌 할아버지
버스가 출발하려는 순간
창 밖으로
지나가는 여중생들
웃음소리에
할아버지 고개를 돌려 바라봐요
그 투명한 눈빛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
버스는 가고
웃음소리는 남고
할아버지의 눈길도 정류장에 남아
나는 할아비 뒷통수를 가만히 바라봐
나는 할아비 뒷통수를 가만히 바라봐
이따금 흔들리는 흰 머릿결
나는 할아비 뒷통수를 가만히 바라봐

그 장면이 왠지
슬로우 모션으로 내 머릿 속에 계속
빙빙빙

웃음짓네요

* 컬리솔에서의 8월달 라이브. 비록 하울링을 잘 통제할 수 없었으나 생각해보면 이때가 즐거웠다.
** 1절 중간부터 촬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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