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동 단편선 <이상한 목> + <백치들> + <날아> + <오늘나는> @태평양홀 20111120 sun Hoegidong Danpyunsun



이상한 목 + 백치들 + 날아



오늘나는

@태평양홀

20111120 sun

thanx to @No_control

컨디션 좋은 상태에서의 연주는 아니었지만 간만에 클래식 기타를 이용한 연주가 재미있었다.

- 이상한 목

이상한 목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유자재로 목소리를 바꿀 수 있었다
그가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니는 탓에
아무도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목소리를 빼앗아 벙어리로 만들었다
언젠가 그를 유곽에서 봤다 누군가 떠벌리다
혀가 뽑혀버렸단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 빼곤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때론 보드라운 목소리로
때론 달디 단 목소리로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신뢰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친절함을 모두가 좋아했다

이상한 목

어느날 도적 떼가 마을을 습격했다
그들은 닥치는 데로 불태우고 빼앗았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상한 목은 보이지가 않았다
논과 밭이 모두 타고 도적떼가 물러갔을 때
그제서야 그는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우는 사람들을 모아 그는 노래를 불렀다
그의 노래는 마치 천사같아 모두 눈물을 그쳤다
사람들은 정신이 나간 듯 춤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사내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슨 생각였는지 부엌서 식칼을 꺼내온
사내는 이상한 목을 등 뒤에서 있는 힘껏 찔렀다
그러나 이상한 목은 전혀 개의칠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춤추고 그는 여전히 노래하고
분노한 사내는 그의 목덜미를 움켜쥐려 했다
그러나 손바닥엔 허공만 잡힐 뿐이었다

이상한 목

불에 타는 논과 밭
불에 타는 사람들
불에 타는 사내와
허공의 이상한 목

이상한 목

- 백치들

모텔에 누워서
생각이란 걸 해봤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아갈 텐가
하지만 우리는
뭣도 모르는 백치들
다시 난 누워서
탐닉에 열중했습니다

TV를 보다가
생각이란 걸 해봤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웃으라면 웃을 건가
하지만 우리는
뭣도 모르는 백치들
다시 난 웃으며
사타구니를 긁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습니다
이곳이 로두스다
깃발을 들어라
전진 또 전진 전진

뭣도 모르는 백치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잖아
뭣도 모르는 백치들
우리는 아무 쓸 데 없잖아
전진 또 전진 전진

술병을 세다가
생각이란 걸 해봤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개처럼 짖기만 할거야
하지만 우리는
뭣도 모르는 백치들
다시 난 잔을 따르다
그만 자리에 지렸습니다

- 날아

날아 날아 날아 올라
허공을 가르는 점 하나

날아 날아 날아 올라
어둠이 내린 이 도시의

불빛 사이로
한 줄기 바람
가만히 내려앉아

언젠가 다시 오를
그 날

한가운데서 밝힐
그 날

슬픔을 이길 우리
그 날

작디 작은 두 짐승으로
그 날

내려오소서
한 줄기 바람
내려오소서
한 줄기 빛

- 오늘나는

오늘나는입술에잡힌물집오늘나는힘없이새는오줌줄기오늘나는모르고뀐방귀냄새오늘나는매일무심히자라는손발톱오늘나는아침, 팬티에식은정액자국오늘나는앳된AV배우의신음소리오늘나는분명출처를알수없는담배빵오늘나는말끝마다습관처럼붙는, 시발오늘 나는1호선국철을도는미친여자오늘나는불타는망루위말을잊은하늘오늘나는노동자들에게최루액을쏟는특공대오늘나는벽에다음담을적고시시덕대며담배를태우는철거깡패들오늘나는어느전직대통령의자살과오늘나는시위현장을가득메운붉은깃발과오늘나는진하게끓여내온순대국밥과오늘나는87년6월의열사들과오늘나는고시원에서질게된밥을푸는오늘나는하루에도열두번울고싶은오늘나는매일삼각김밥으로끼니를때우는오늘나는술마시면꼭여자에게추근덕대는오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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