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기본소득 국제대회] 음악가, 협동조합, 기본소득 / 단편선 Writing

[국문초록]

<<음악가, 협동조합, 기본소득>>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 운영위원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단편선

음악계, 혹은 예술계에서 쉽게 간과되곤 하는 사실 하나. (예술적) 성공의 중요한 열쇠는 ‘재능’일 것이라 쉽게들 생각하지만 실은 누가 후원을 하는가, 누가 돈을 대고 있는가의 문제 역시 중요하다는 것. 인디 씬의 탄생 역시 이런 요인들─결정 사슬─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인디 씬의 흐름은, 애초의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독자적인 물적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채 오히려 그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추세다. 홍대앞의 지대가 급격하게 오르는 등, 외부적인 환경 역시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이 음악가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생활협동조합인 자립음악생산조합(이하 자립)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자립의 최우선의 과제는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물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립은 각 개개인의 평등한 정치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또한 경제권력과 국가권력에 종속되지 않은 사회권력을 확장시켜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활협동조합 운동만을 통한 사회권력 확장은 분명한 한계를 지니기도 한다. 생활협동조합 운동은 직접적으로 경제권력과 국가권력을 견제하지 방식을 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소득 운동과의 연대가 생활협동조합 운동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채워줄 수 있다 생각한다. 각 개개인이 경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권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두 운동은 비슷한 목적을 공유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한편 기본소득 운동은 국가권력을 직접적으로 압박한다는 점에서 생활협동조합 운동과는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인디) 음악가(혹은 예술가)의 입장에서라면, 기본소득을 환영할 이유는 더욱 많다. 보편적 시민권에 기초해있는 까닭에 기존의 노동자 담론에 비해 포괄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으며, 또한 결정 사슬의 속박에서 벗어난다는 목표에 근접하기도 더욱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기본소득의 지향점 중 하나인 탈성장, 탈노동사회에서의 문화예술의 역할에 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갈 것이다. 이는 아직 구체적인 연구가 다소 부족한 영역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nglish Abstract]

<<(Indie) Musician, Cooperative, Basic Income>>

Steering Committee of "Basic Income Youth Network"
Steering Committee of "Jarip music production association"
DANPYUNSUN

There is a fact that is overlooked in the musical or art world. People consider ‘the talent’ as a key point for success, but actually it is also important who supports and puts up the money. Indie scene appeared, trying to break away from the yoke of these factors. However, far from achieving the goal, recent flow of Korean indie scene doesn’t build the independent material base and is gradually apart from the original plan. External circumstances also get worse including sharply risen ground rent in front of Hongik University.

So far, it is the background to organize a livelihood cooperative association named Jarip music production association(“Jarip” hereinafter), with musicians and people who love music. Priority of Jarip is to make some material base, being apart from the government and capital. This helps Jarip that set a goal to assure one’s political and economic right equally. This is also a process to extend social powers that are not subordinate to economic and government power. But it is limited to extend social powers only with a movement of livelihood cooperative association, because it doesn’t check and control the economic and government power directly.

I think banding together with the basic income movement can fill in the gap of a movement of livelihood cooperative association effectively, because those two movement share similar purpose to strengthen one’s right and power to use directly for the economy. Meanwhile, basic income movement chooses different way from movement of livelihood cooperative association, directly pressing the government power. There are much more reasons to welcome basic income at the position of indie musicians or artists. Because basic income is based on universal civil rights, it can include more range than existing labor discussions. And it will be easier to get close to the goal breaking the restraint of decision chains.

I will point out the role of culture and art at the society without development and labor as a directing point of basic income. For this part, it is lack of concrete studies, so additional work to make blueprint will be certainly needed.

[발표문]

<<음악가, 협동조합, 기본소득>>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 운영위원
자립음악생산조합 운영위원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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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패션잡지 <> 2011년 10월호에 실린 <영향력 아래의 인디>라는 글에서↓


“예술과 관련된 오래된 신화 중 하나는 재능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 혹은 성공에 있어서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은 신화만큼이나 오래된 비밀이다. 예술가를 살펴보자, 과거 ‘후원자에게 종속된 피고용인’이었던 예술가들은 낭만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작품을 판매하여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후원자에게서 벗어나 ‘천재’로 신분이 바뀌었다. 이후 예술과 관련된 산업계가 생성되고 그 규모가 커지면서 ‘천재’는 ‘스타’가 되었다. 스타에게는 일종의 인증이 필요한데, 그것은 다름아닌 ‘부와 명성’이다. 예술계도 승자독식의 원리로부터 예외는 아니어서 부와 명성을 누릴 수 있는 예술가는 극소수로 한정된다. 재능만으로 부와 명성을 얻기란 불가능한데 바로 여기서 뭔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예를 들면 그 옛날의 ‘후원자’가 같은 것 말이다.”

“사회학자 피터슨(Richard A. Peterson)은 예술 작품이 산업 체계 내의 프로세스를 통과 할때마다 작품이 영향을 받는 것에 주목했는데 이것을 ‘결정 사슬(decision chains)’이라고 불렀다. 결정 사슬은 작품이 하나의 상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문화산업 내의 다양한 부서의 영향과 결정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피터슨은 컨트리 송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 음악계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시다시피 인디 씬의 탄생은 이런 ‘결정 사슬’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창작에 영향을 주거나 심지어 통제하려는 내부 과정과 외부 요인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대중이라는 불특정 다수의 모호한 취향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가능한 감상자와의 접점을 찾아내려는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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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의 배경

─ 1990년대 중반, 홍대앞을 기반으로 한국 최초의 인디씬 탄생
─ 이전에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이를테면 명동 쎄시봉 혹은 미군부대 류의─로컬씬은 간헐적으로 존재해왔으나 과거의 씬은

1) 생태를 이루었다고 할 만큼 집약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으며
2) 담론적인 배경이 달랐으며
(인디 담론의 형성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은 무관하지 않다.)
3) 기존 한국음악에 대한 입장이 달랐으며
(초기 인디씬의 경우 오히려 기존 한국음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등장한 측면이 크나, 이들이 취하고 있던 코스모폴리타니즘적인 태도는 사실 1세계 편향에 가까웠으며 이는 아직까지 전혀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4) 국가와 자본에 대한 태도가 달랐다. 초기 인디씬은 명시적으로 국가와 자본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실제로 그러했다기 보다는 70~80년대 영국 펑크씬의 클리세를 그대로 옮겨온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 2)가 담론/이론적인 부분, 3)이 미적인 부분의 문제라면 4)는 실질적으로 ‘어떤/어떻게 작동하는 씬’을 만들지의 문제 →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independent)하여 작동하는 씬/생태는 어떻게 구성될 수 있는가?

: 왜 독립해야하는가? → “창작에 영향을 주거나 심지어 통제하려는 내부 과정과 외부 요인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대중이라는 불특정 다수의 모호한 취향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가능한 감상자와의 접점을 찾아내려는 노력”

─ 4)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운영되는 / 또한 다른 체계와 방식을 가지고 운영되는 물적 기반 → 한국에서는 특히 90년대 후반에 이러한 기반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1) 조직적이라기보다는 단발적인 시도로 그친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2) 따라서 성공적으로 물적 기반을 조성하지 못한 채 2000년대를 맞게 되었다.
─ 특히 2000년대 중반에 들어 사정은 더욱 악화되었는데 1) 독자적인 물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해 인디씬은 국가(의 지원사업)과 자본(의 자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 2) 거점이었던 홍대앞의 상징자본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지대(rent) 상승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함(이를 통제할 만한 정치적 역량을 보유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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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의) 자립이란 무엇인가?

─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물적 기반을 조직적으로 형성하려는 지향을 가진 운동(movement) → 즉, 경제의 문제
─ ‘태도’로서의 인디에 그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물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음

왜 조합운동인가?

─ 생활협동조합 : 협동조합이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사람들의 자율적인 조직이다. (via wikipedia)
─ 조합운동의 특성 : 조합 내에서 경제 민주주의 달성 및 1인 1표제라는 시스템을 통하여 각 개개인에게 평등한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부여 → 단일한 정치적 이념에 따라 조직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경제적인 필요(needs)에 따라 조직
─ 조합운동이란 또한 경제권력(자본), 국가권력(국가)에 대항하여 사회권력을 강화해나가는 과정 → 경제권력, 국가권력에 종속되어있는 경제(자원의 배분, 생산과 분배에 대한 통제)에 대하여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연합(association)으로 구성된 사회권력의 통제를 강화함

조합운동의 한계

─ 현재 한국 자본주의는 경제권력이 경제의 대부분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가권력이 강하게 유착되어 운영되고 있는 상황 → 한국적인 맥락에서, 사회권력의 경제에 대한 접근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사회권력을 점진적으로 확대시켜나가는 것이 조합운동의 한 목적이고 또한 유사한 목적을 가진 다른 활동들을 통해 사회권력이 확장되는 것이 조합운동 자체에도 도움이 된다 가정할 때, 조합운동과 다른 부문의 운동이 연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 조합운동의 경우, 직접적으로 국가를 매개하는 운동이라 볼 수는 없다. 이것은 조합 운동의 특징인 동시에 경우에 따라 약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경제권력이 경제의 과도하게 많은 부분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한국적인 상황에서 국가권력을 압박해 경제권력을 통제하게 만들거나 경제권력을 직접 압박하지 못한다면 사회권력의 확장도 어디까지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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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조합운동과 기본소득

─ 기본소득 : 기본소득(基本所得, 영어: basic income guarantee, basic income, citizen’s income)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이다. (via wikipedia)
─ 기본소득의 메커니즘 :

1) 국가 혹은 시민사회가 경제권력을 통제
2) 국가권력이 개입할 여지를 줄이는 동시에 사회구성원 개개인에게 경제적인 권력=힘을 이양 →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경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권리의 강화

─ 조합운동과 기본소득 :

1)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경제에 대해 가지는 권력과 권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유사한 목표
2) 조합운동은 내외부에 대한 조직화를 통하여, 기본소득은 국가 혹은 시민사회가 경제권력의 경제에 대한 접근권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다른 방법론을 택하고 있음

─ 음악가(혹은 예술가)의 입장에서의 추가적인 기본소득의 장점 :

1) 음악가(혹은 예술가)가 노동자인가, 그렇지 않은가(=쁘띠 부르주아인가)라는 고전적인 문제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 → 임노동 여부에 따른 권리가 아닌 보편적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때문에 노동자성과는 관계없이 기본소득을 보전
2) 음악가(혹은 예술가) 개개인의 경제적 권리가 상승함에 따라 “창작에 영향을 주거나 심지어 통제하려는 내부 과정과 외부 요인을 최소화”하는 발판을 마련 → 앞서 chapter 1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음악의 경우 직접적으로 물적 기반과 관련이 있는 4)가 해결된다 해도 1) ~ 3)과 같이 물적 기반과 관련이 없는 내부/외부 요인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최소한 전에 비해 완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
3) 기본소득의 중점적인 재원 중 하나를 토지세로 설정하고 있는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의 안을 고려했을 때, 한국적인 맥락에서의 도심재활성화(gentrification)에 따른 지대상승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어로서 고려될 수 있음 → 물론 이 부분에 대해 기본소득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으며,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 시 등에서 시행되었던 ‘참여형 도시예산 입안’ 등의 방식을 통하여 사회구성원으로서 음악가(혹은 예술가)가 직접 도시/사회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추가적으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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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 탈노동사회와 (문화)예술

─ 사회권력과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경제적 권력과 권리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서의 기본소득은 경제권력에 대한 강력한 통제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경제적 약자인 사회구성원─특히 비정규직, 여성, 예술가 등─에 대한 일부 자본가들의 착취를 바탕으로 국가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지극히 국가주의/성장주의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한국)사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회로 이행하는 전략 중 하나 : 탈성장사회로의 지향
─ 기본소득은 1) 자본주의의 핵심적인 (노동에 대한) 강제적 측면 가운데 하나를 상당히 축소시킴. 노동을 하겠다는 결정은 훨씬 더 자발적인 것이 됨. 2) 노동자들이 고용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커져 고용자들의 기술적, 조직적 혁신을 강제하여 불쾌한 노동을 제거하려는 구조적 인센티브를 가진다는 장점을 가진다. → 노동시간 단축을 포함하여, 삶의 중심이 노동에서 활동(혹은 삶 그 자체)으로 이동 : 탈노동사회로의 지향
─ 이를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은 <‘완전고용’ 사회에서 ‘완전향유’ 사회로>라는 구호로 요약
─ 탈성장사회와 탈노동사회에서 ‘향유’할 시간적 여유가 증가 → 문화권(문화에 대한 권리)이 향후 핵심적인 보편적 권리 중 하나로서 도약할 가능성 증대 → 하지만 개인주의, 자본주의적 소비문화만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권의 확대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 결과적으로, 탈성장사회와 탈노동사회에서의 문화권 확대는 조합운동, 지역운동의 확장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거의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델을 연구하고, 또 실천할 필요가 강하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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